유틸리티의 가치, "경기에 나갈 수 있다"

发布日期:2019-01-19
KIA 최원준.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맡겨만 주십시오.”감독이 지나가던 백업 선수에게 “3루 (수비) 가능하니?” 혹은 “외야수도 할 수 있니?”라고 물을 때가 있다. 해당 선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맡겨만 주십시오. 다 가능합니다. 글러브가 안되면 이빨로라도 공을 잡겠습니다”며 가슴을 당당하게 편다. 경기에 출전하고 싶은 간절함을 담아 최대한 경쟁력을 어필하려 애쓴다. 국가대표 2루수에서 외야수 1루수로 전천후 유틸리티가 된 한화 정근우는 최근 1루수 미트 하나를 맞춘 뒤 “1루로 나갈 때에도 내 미트를 낄 수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도 경기에 나갈 수만 있다면 자기 자리(주 포지션)가 아니어도 좋다고 강조한다.당연한 일이다. 1군에서 경기 출장은 연봉고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각 팀 고과표에는 전력 누수를 얼마나 줄여줬는지 즉 팀을 위해 얼마나 희생했는지도 당연히 포함된다. 주축들로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모두 소화할 수 없으니 1군 엔트리 27명이 있는 것이고 감독은 당연히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두고 매일 사투를 펼친다. 경기가 물흐르듯 흘러갈 때도 있지만 부상 등 돌발변수로 어지러워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내야 백업이라도 외야로 뛸 수 있는 유틸리티가 더 각광받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2018 프로야구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좌익수로 출장한 한화 정근우가 1회말 1사1루 상대 이진영의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고졸(서울고) 3년차 내야수 KIA 최원준(21)은 올시즌 내외야를 넘나드는 멀티 유틸리티로 1군에 자리를 잡았다. 이범호 안치홍 김주찬 등 내야 주축이 부상했을 때 로저 버나디나와 이명기 등 외야 주전들이 부진에 빠졌을 때 첫 번째 옵션으로 빈자리를 채웠다. 실책 10개를 범하기도 했지만 부상 도미노에 시달리던 KIA의 올시즌을 돌아보면 최원준의 역할은 소금 이상 가치가 있다. 데뷔시즌 내야에서 송구문제를 드러내자 퓨처스팀에서 외야 훈련을 병행했던 게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그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KIA 김기태 감독은 “베테랑이 많은 팀은 필수적으로 많은 유틸리티를 보유해야 한다. 베테랑들이 부상하거나 슬럼프에 빠질 경우 대체할 자원이 필요한데 누가 언제 어떤 상태가 될지 모르니 27명 엔트리 안에서 짜내야만 한다”고 말했다.LG 주전 2루수로 맹활약 중인 정주현(28)은 등록 포지션이 외야다. 그 역시 2012년부터 멀티 유틸리티로 훈련받은 뒤 팀 사정상 외야로 완전히 전향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 팀이 2루수 부재에 빠지자 원래 그 자리에 있던 선수처럼 제 몫을 하고 있다. 대구고를 졸업하던 2009년 입단해 10년 만에 제 포지션을 만난 셈이다. 김 감독은 “유틸리티로 활약하는 어린 선수들은 기량이 무르익을 즈음에 제 포지션을 가질 수 있다. 팀 구성이 그렇게 흘러간다. 일본프로야구나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LG 트윈스 정주현이 11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전을 앞두고도 최원준은 “어떤 포지션이든 맡겨만 달라. 경기에 뛸 수만 있다면 어디든 상관없다”라며 경쾌하게 그라운드로 뛰어 나갔다. 꾸준히 경기에 출전할 자격을 얻는 것 그것이 유틸리티의 가치다.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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